2024/02 11

우리는 한번도 본질을 본 적이 없다

-관업품·관법품에 관련해서- 용수의 목적은 개념으로 나열되는 법의 오류에 대한 시정이다. 불멸 이후 점점 모호해지는 붓다의 교법이 체계성이라는 명목 아래 촘촘해 지는 것을 경멸했을지도 모르겠다. 알 수 없는 개념에 붙들려 있던 사고가 한순간에 무너지는 경험은 어떨 땐 허무하기 보다는 시원하다. 이 공 사상을 바탕으로 유식 이론에 설득력이 생긴다. 유식 사상에서 종자 이론을 통해 설명하려 했던 업의 이론은 공 사상과는 차별점이 있다. 공 사상에서는 바로 ‘업(業)’ 이란 개념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이것에 대해 17장 「관업품」 21송에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어째서 행위(karma, 業)는 생겨나지 않는가? 그것은 ‘독자적인 존재성(svabhāva, 定性)’을 갖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은 생겨나지 않..

소론(小論) 2024.02.28

기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 기도 아침 공양 시간에 귤이 올라왔다. 함께 기도하던 신도 자제분이 대학 입시에 붙어 공양하셨다. 귤 색깔과 소식 덕분에 아침부터 마음이 밝았다. 우리 절에서 기도하면 소원성취 된다는 과대광고가 날까 조심스러웠지만 보람 있고 좋았다. 겨울에 법당은 참 춥다. 영하로 기온이 떨어지면 법당 안의 다기 물이 얼 정도이다. 그런 날은 기도를 한다기 보다는 의무적인 의식이 된다. 빨리 끝내고 싶은 마음에 속도도 빨라지곤 한다. 같이 동참하는 신도분에게 이런 마음이 들킬까 눈치도 보인다. 이렇듯 기도 시간은 온전히 `나 자신이 준비가 되었는가` 점검해 보는 시간이 되기도 한다. 기도를 할 때 가장 힘든 부분은 축원(祝願)을 할 때이다. 축원(祝願)은 말 그대로 `간절히 원하는 것을 비는 ..

소론(小論) 2024.02.28

2월25일

어떤일을 하다가 짜증이나, 화가 일어날 때 내가 균형을 잃은게 아닌가 싶다. 그것이 설사 옳은 일이었더라도 말이다. 엄청 피곤했었나 혹시나 해서 ..(뜬금없이) 시간이나 날짜,시기도 적절했고 결과도 좋아서 이렇게 일상생활에 잘 복귀하고 관심과 애정(?)으로 앞으로 건강 관리 잘 하겠습니다. 언제 좀 편한 자리에서 뵐 수 있으면 그것도 참 좋겠지만 저도 부지런히 인연들 챙기질 못해서 많이 죄송하구요. 간간히 남기시는 스토리도 잘 보고 있습니다.

일상 2024.02.25

2월22일

빛이 밝을수록 그늘은 더 짙다. 하지만 그 그늘이 있어서 다른 이들이 쉴 곳이 된다. 시원한 그늘로 많은 사람의 그림자가 쉴 수 있기를.. 타인의 선악을 분별하기보다는 내 안의 선악을 인정하면 좀 사람 보는 게 편해진다. 말나식이 염오식이라는 관점은 수행자의 관점이고 보통사람에게는 자연스럽고 현대 관점에는 자존감 등으로 오히려 부각시키는 교육과 사상이 있다는 점

일상 2024.02.22

2월15일

낼 시험이라 길게 말 못하고 내가 느낀점을 어메리칸 스타일(계급장 떼고) 말해줄께 그러니까 (계급장 떼고) 들어줘. 나는 사실 기대 안하고 찾아갔는데 이미 앞에서 두번의 여의사를 거쳤고 두번다 적출 진단이나 로봇수술까지 권유받았던 상황 중에 최선의 선택이었기 때문에, 학교하고도 가깝고 더이상 이렇다 저렇다 말할 상황이 아니었음. (피로와 낯설음, 두려움에 정신이 반쯤나감) 기대 이상이었고 수술외에 정서적인 부분까지 배려하려 한다는 부분에서 놀라웠음. 정말 정말.. 의료계에서도 이런분이 계시구나 하는 느낌. 많이 고맙고 감사해. 내 평생 잊지못할.. 손 꼽히는분에 들어감 수술하고 퇴원하고 또 나는 나름 건강체질인 편이니까. 별 무리없었고, (같이 입원했던 스님은 신경쪽 통증 좀 있나봐. 곧 외래라고 하더라..

일상 2024.02.15

2월8일

법장사 법당은 24시간 개방인줄 알았는데 늦은 밤에는 문을 닫네요. ( ^^;; 오버했음) 저와 인연되는 모든 분들께 " 우리는 충분히 멋지고 훌륭합니다." 라는 말을 하고 싶네요.^^ 이 공부의 포인트는 더하는게 아니라 덜어내는데 있어요. 그렇다고 더하지도 않느냐? 그게 아니고 더하나 덜어내나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걸 아는 겁니다. 도심에 계셔서 조금 피곤해보이는 법장사 부처님. 항상 응원합니다.!!!

일상 2024.02.08